독일 남서부의 '자동차 도시' 슈투트가르트.이곳에는 메르세데스벤츠,포르쉐와 세계 최대 부품회사인 보쉬의 본사와 공장들이 모여있다. 자동차 도시답게 관광명소 역시 자동차 박물관(사진)이다. 2006년 5월 개관한 벤츠박물관은 1200억원을 들여 총 1만6500㎡ 크기에 초기 자동차부터 포뮬러1에 사용되는 최첨단 모터 스포츠카와 미래형 모델까지 전시했다. 42m,8층 높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걸어 내려오며 벤츠의 120년 역사를 시간대 순으로 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자동차 전설'로 이름 붙은 7개 전시관과 5개 컬렉션룸으로 구성돼 있다. 1886~1900년에 생산된 자동차를 모아 놓은 제1전시관에 들어서면 고틀리에프 다임러와 칼 벤츠가 각각 188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들이 눈에 띄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 시기의 차량과 관련 사진들을 보여주는 제2전시관에 이어 제3전시관(1924~1945)에 들어서면 벤츠가 본격 생산한 자동차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1937년 출시된 붉은색의 '500K 스페셜 로드스터'와 그해 출시된 '540K 카브리올레B'는 클래식 디자인의 차가 70여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세련된 멋을 뽐내고 있음을 감탄하게 된다.

이 밖에 주제별로 5개의 대형 컬렉션룸에 전시된 자동차도 색다른 볼거리.특히 교황이 탔던 1980년식 하얀색 '230G 파파모빌'이 눈에 띄었다. 영화배우인 그레이스 켈리,비틀스 멤버인 링고스타 등 유명인들이 탔던 모델들이 전시돼 있었다. 세단 외에도 소방차,트럭,버스 등 다양한 역사를 담고 있는 차량들도 있었다. 최신형 모델로는 2011년형 'SLK 250 CGI'가 주목을 끌었다.

제법 빠른 속도로 벤츠 박물관에 늘어선 총 160개 차량과 1500여개 전시물들을 돌아보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관람을 마치고 난 후에는 지하의 매장에선 벤츠와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도 살 수 있었다. 관람 시 전시차량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오디오 가이드의 한국어 버전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슈투트가르트(독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