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사상 첫 연장 10회 승부치기서 결승타
웨스턴리그 5-4로 이스턴리그 꺾어

LG 트윈스의 왼손 타자 이병규(37)가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병규는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웨스턴리그(KIA·LG·한화·넥센) 올스타의 4번 타자로 나서 4-4 동점인 연장 10회말 2사 1, 3루에서 이스턴리그(SK·삼성·두산·롯데)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으로부터 좌선상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웨스턴리그는 이로써 이스턴리그 올스타를 5-4로 꺾고 2년 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웨스턴리그는 역대 전적에서 13승22패로 이스턴리그에 열세다.

이날 2루타 2방 등 5타수3안타 2타점을 올린 이병규는 경기 후 기자단의 MVP 투표에서 유효표 42표 중 34표를 얻어 이스턴리그의 최형우(삼성·3표)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영광을 안았다.

LG선수로는 1997년 유지현에 이어 두 번째로 '미스터 올스타'에 뽑힌 이병규는 트로피와 함께 KIA 자동차가 협찬한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웨스턴리그는 우승 상금 3천만원과 1천200만원 상당의 외식업체 빕스(VIPS) 상품권, 2천200만원 상당의 나이키 야구용품 등 총 6천4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현물을 챙겼다.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팀은 사상 처음으로 연장 10회부터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승부치기는 주자를 1,2루에 두고 공격에 나서 점수를 뽑는 방식으로,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공식 경기에 도입됐다.

이스턴리그는 연장 10회 초 무사 1,3루에서 박정권(SK)의 2루 땅볼로 1점을 뽑았지만 계속된 1사 만루에서 홍성흔(롯데)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웨스턴리그는 10회 말 똑같이 무사 1,2루에서 공격을 진행했으나 이용규(KIA)와 유한준(넥센)이 범타로 잡혀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정성훈(LG)이 오승환으로부터 깨끗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극적으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이병규가 오승환의 변화구를 퍼올려 좌선상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를 때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부의 기선은 웨스턴리그가 먼저 잡았다.

1회 선두 이용규(KIA)가 3루 선상을 타고 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자 1사 3루에서 이범호(KIA)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이용규를 홈에 불러들였다.

곧이어 이병규가 이스턴리그 선발투수 차우찬(삼성)으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웨스턴리그는 2회 조인성(LG)의 좌월 솔로포로 3-0으로 앞서갔다.

이스턴리그는 0-3으로 끌려가던 4회 반격을 개시했다.

웨스턴리그의 세 번째 투수 양훈(한화)을 강민호(롯데)와 박석민(삼성)이 안타로 두들겨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정근우(SK)는 좌익수 쪽으로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이스턴리그는 1점을 만회했다.

막혔던 물꼬가 터지자 이스턴리그는 5회 1사 2루에서 최형우의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2점짜리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2009~2010 2년 연속 '빅 가이' 이대호를 올스타전에서 톱타자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타순을 선보였던 김성근 이스턴리그(SK) 감독은 이날은 전반기 홈런 2위(19개) 최형우를 톱타자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4회 수비부터는 좌익수를 보던 최형우를 1루로 보내고 1루수로 나섰던 이대호를 좌익수로 기용하는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좌익수로 나섰다"는 이대호는 이용규의 뜬공을 여유 있게 처리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2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한 장원준(롯데)과 4타수2안타를 때리고 2타점을 올린 최형우가 각각 우수타자와 우수투수에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투수 3관왕에 도전 중인 윤석민(KIA)은 4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앗아내 최다 탈삼진상(상금 300만원)을 수상했다.

홈런레이스에서는 박정권이 결승에서 7개를 때려 4개에 그친 최형우를 따돌리고 상금 300만원을 가져갔고 '타자 스피드 킹'에서는 투수 출신인 최정(SK)이 시속 147㎞의 광속구를 뿌려 상금 200만원을 탔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신창용 김은경 기자 cany9900@yna.co.krchangyong@yna.co.kr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