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구 달성군 지역구 출마 발표에 한나라당이 술렁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총선 거취 표명이 자신의 총선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곤두세웠다.

친박계인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은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박 전 대표의 거취 표명은)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 시 수도권 지원 유세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2004년 탄핵 바람 때 지역구에 출마하면서도 2주일간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한 결과 한나라당이 120석을 얻었다"며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쇄신파인 정두언 여의도 연구소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그냥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해 실망스럽다. 지도자는 위험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같이 한나라당 내에서 박 전 대표의 총선 거취 표명을 두고 의원들은 이해득실에 따라 여러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반기는 쪽은 중진과 영남권 의원들이다. 박 전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을 경우 '여권 내 물갈이론'이 힘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박 전 대표가 거취 표명을 확실히 한 데는 당내 중진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물갈이론'에 긴장하고 있는 것을 간파하고 내부동요를 막기 위한 신호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도 "박 전 대표가 불출마나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을 경우 영남권의 중진 및 명망 있는 의원들 거취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초 · 재선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결정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수도권에선 박 전 대표가 너무 원칙만을 내세우며 시대 변화에 무감각하다는 비판이 많다"며 "박 전 대표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차기 공천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고,당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