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ℓ당 100원 할인의 결과일까. 국내 정유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만년 2위 GS칼텍스가 지난달 국내 휘발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달 32.7%의 점유율을 기록,32.2%에 그친 SK에너지를 0.5%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GS칼텍스가 국내 시장 1위에 오르기는 1967년 호남정유로 설립된 뒤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GS칼텍스의 1위 등극은 지난 4월7일부터 석 달간 이뤄진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조치가 이끌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지난 3월 37.4%와 30.9%로 6.5%포인트나 벌어졌던 두 회사 점유율 격차는 가격할인 첫 달인 4월엔 3.7%포인트로 줄어든 데 이어 5월엔 1.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업계 1위 SK에너지가 결제 후 카드할인방식을 택한 반면 GS칼텍스를 포함한 후발 3개사가 공급가격 인하를 선택하며 주유소들의 주문이 GS칼텍스로 몰린 덕이다. 표시가격이 높은 SK 주유소에 비해 GS칼텍스 주유소로 운전자들의 발길이 쏠린 것도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여수공장 일부 시설이 가동을 멈추지 않고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았다면 6월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GS칼텍스는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줄어들었지만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1.6%포인트,1.2%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일 SK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63원62전으로 GS칼텍스(1943원86전),현대오일뱅크(1924원94전),에쓰오일(1896원95전)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지만,SK에너지의 4500개에 달하는 압도적인 주유소 영업망이 시장 지배력 회복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달 들어 판매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7월엔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