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20일부터 무료 통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외 3300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메신저인 '네이트온'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자회사다. 모회사 입장에서는 매출과 수익성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SK는 통신사업 구조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일 새롭게 선보이는 모바일 메신저 '네이트온톡'에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mVoIP는 스마트폰에서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월 5만5000원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는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지 않는 이용자는 와이파이망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SK컴즈가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는 배경에는 통신시장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리고 모바일 시대 주도권을 새롭게 확립하겠다는 SK텔레콤의 '탈(脫)통신' 전략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해외에서는 스카이프,국내에선 카카오톡 등과 같은 공짜 통신 서비스가 범람하는 상황 속에서 더 이상 고객들을 현행 비즈니스 모델에 가둬둘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궁극적으로 SK텔레콤은 데이터망 제공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SK컴즈는 메신저를 선점해 모바일 플랫폼 전체를 장악한다는 구도를 설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날 SK텔레콤에서 분사가 결정된 플랫폼 자회사와 SK컴즈의 합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용자가 가입한 이통사의 서비스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누구나 동일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통사를 넘나드는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컴즈는 또 이번 서비스 개편을 통해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구축해 놓은 양강 구도를 깨고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차별화한 통화 품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mVoIP 서비스는 3G망에서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SK컴즈는 지난 5월 SK텔레콤이 투자해 구축한 푸시 서버를 이용해 타사보다 더욱 안정적인 통화 품질을 구현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