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 등에서 개봉돼 세계 영화 흥행기록을 깨고 있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가 중국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공산당 창당 역사를 다룬 기획물 '건당위업(建黨偉業 · 사진)'에 밀려 간신히 내달 4일로 개봉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이미 복제 CD가 단돈 10위안(1700원)에 팔리고 있어 영화가 개봉되더라도 흥행실적은 저조할 전망이다.

19일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해리포터의 마지막 시리즈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미국 블록버스터 영화인 '트랜스포머 3'등이 중국에서는 아직 개봉을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건당위업의 흥행을 위해 외국 영화의 개봉을 늦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건당위업은 마오쩌둥의 이상주의와 로맨스 등을 그린 두 시간짜리 영화로 중화권 스타 150명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3주 만에 4600만달러를 벌어들여 중국 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영기업과 지방정부가 대량으로 표를 사들여 단체관람을 시키고 있어 실제 인기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창춘시는 건당위업 영화표 10만장을 사들여 공산당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중국은 국산영화 보호를 위해 매년 상영되는 외국 영화를 20편으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는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맞아 창당기념일인 7월1일을 전후한 6월20일~7월20일을 '국산영화 보호기간'으로 정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한국에서 개봉됐던 '트랜스포머 3'는 21일에야 베이징 극장에 간판을 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