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 출신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들이 자산관리 분야로 활동 반경을 확대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수익창출 창구가 전통의 브로커리지(소매영업)에서 자산관리(WM) 분야로 급속도로 이전하면서 핵심 '키 노트' 역할을 맡을 투자전략가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최근 민상일 전 이트레이드 투자전략팀장을 영입, 신설한 WM컨설팅팀 핵심 멤버로 배치했다. 아울러 김준기 전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 WM컨설팅팀 수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SK증권은 WM컨설팅팀을 10명 내외로 조직해 자산관리 분야를 키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러스투자증권도 최근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이경수 전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을 WM본부 고객자산운용팀 부장으로 발령냈다.

이 부장은 2007년 하반기 처음 출전한 한경비즈니스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데일리 시황' 부문 1위를 차지한 이후 작년 하반기까지 단 한번을 빼고 전 회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차지한 실력자다. 시황 부문에서 최연소, 최장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정식 발령을 받고 토러스투자증권의 일임형 랩인 '시크릿랩'의 랩 매니저로 변신했다.

투자전략 애널리스트에서 아예 자산관리 분야의 꽃인 은행 PB로 변신한 예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일구 전 대우증권 채권전략부장이다.

김일구 부장은 지난 4월 한국씨티은행 리테일본부 내 투자상품부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장은 장은경제연구소와 미래에셋투신운용을 거쳐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채권 애널리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주식시장 방향성 뿐만 아니라 매크로 지표와 채권, 펀드, 부동산, 상품시장 등 거의 모든 자산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까지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주식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업종과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산관리 분야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자산별 특성과 밸류에이션(가치대비 평가)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배분하는 눈이 있이 필요해 졌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업종과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 부동산, 펀드, 해외 상품까지를 포함한 자산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더 중요해 졌다"며 "중소형 증권사들도 속속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투자전략 애널리스트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