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 회장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GS그룹과 LG그룹이 분리할 당시에도 축구단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여 'FC서울'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허 회장은 FC서울의 전신인 '안양LG' 때부터 14년째 구단주를 맡고 있다. 평소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FC서울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가 하면 해외 전지 훈련장도 직접 찾아 선수단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2월에도 변함없이 일본에서 전지 훈련 중이던 선수단을 찾아 격려했다. 선수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전지 훈련 동안 최선을 다해 K리그 2연패는 물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축구,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축구로 많은 팬 여러분께 기쁨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구 사랑으로 유명한 허 회장은 '승부'보다는 '재미'를 강조한다. 그는 '이기는 축구에 앞서 재미있는 축구,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가 돼야 하며 '얼마나 많은 관중이 경기를 관람했고,관중의 기대에 부합하는 경기를 보여주었느냐'가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철학의 실천을 통해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주문하고 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GS,LG,LS 등 그룹 임원들의 모임인 '총 응원의 날' 행사를 직접 마련,FC서울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는 시간도 갖고 있다. 이러한 허 회장의 관심 아래 FC서울은 1983년 창단 이후 한국 축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FC서울은 창단 2년 만에 축구대제전 슈퍼리그에서 우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K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지금까지 K리그 4회 우승,리그컵 2회 우승,FA컵 1회 우승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축구 최고 명문 구단의 하나로 성장했다. 어린 유망주를 발굴,육성하고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 이영표(PSV 에인트호번),김동진(FC 제니트),박주영(AS 모나코),이청용(볼턴 원더러스),기성용(셀틱 FC),정조국(AJ 오세르) 등의 한국 대표 선수들을 키워냈다.

GS건설은 FC서울의 주요 후원사로 2004년부터 줄곧 지원에 나서고 있다. FC서울 유니폼과 펜스 광고,전광판 등을 통해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노출하고 있다. FC서울의 인기를 업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 브랜드가 새겨져 있는 유니폼이 자연스럽게 노출돼 홍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GS건설은 2002년 강원 춘천시에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도 만들었다. 이곳에는 스키장이 있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인해 이용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엘리시안 강촌은 평창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지난 13일부터 올겨울 스키시즌권 상품을 내놨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