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장들에게 올여름은 시련의 계절이다.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논란 등으로 무더기 법정 공방을 앞두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ELW 부당거래 혐의로 기소된 12개 증권사 사장 중 2명만 휴가 일정을 정했다. 나머지는 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거나 아예 포기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이달 말 이틀 정도 가족과 휴식을 즐길 예정이다. 짧은 일정이지만 이마저 공판과 겹치면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이달 말 하루 이틀 쉬기로 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공판 일정이 나오지 않아 매달 다니던 해외 출장도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주원 KTB투자증권 사장,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도 휴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등은 아예 휴가를 반납했다.

증권사 사장들은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즉시 사임해야 하고 5년간 금융권에 재취업할 수 없다. 임원과 기관에 제재가 내려지면 신규사업 진출에도 제약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국내외 대형 로펌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싸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