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부 부처의 장관들이 트위터 활동을 시작한 지 두 달째다. 이들은 총리실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으로 '자의반 타의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했다. 물론 오래전에 시작해 프로 수준에 오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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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팔로어를 자랑하는 이는 이재오 특임장관(1만9318명)이다. 그가 팔로잉한 트위터리언은 1만6451명,쓴 글은 865건으로 고위공직자 중 으뜸이다. 장관들의 팔로어는 2000~3000명 수준이다.

이들의 트위터 활동은 각양각색이다. 가장 흔한 유형이 '앵무새형'.각종 현안과 업무로 하루가 모자란 고위공직자에게 SNS 활동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해당 부처의 새로운 정책과 동정,홍보 내용 등 보도자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면피용' 게시물 일색이다. 부처의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트위트를 리트위트 하는 일이 다반사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김관진 국방장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트위터 활동에 모범적인 장관도 적지 않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두 달 만에 300개의 글을 썼다. 해외 출장이 잦은 김 장관은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며 본인의 동선을 일일이 '보고'한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 역시 트위터리언의 멘션에 적극적으로 답을 달아주고 때론 토론까지 할 정도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7월 팔로어 1000명 돌파 기념으로 번개(즉석만남) 모임도 가졌다.

현안이나 현장 방문 시 느낀 소회를 기록하는 이재오 장관은 트위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내 마음의 때도 벗기고 오만과 우월감이 배어 있는지 반성하고 나라의 앞날과 국민의 고통의 깊이도 헤아려보고…"라고 했다.

SNS의 폭발적인 속성에 익숙지 않은 고위공직자들은 종종 '시행착오'를 겪는다. 한 차관은 최근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은 한국 국민이 아니다"는 글을 써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이한 유형도 있다. 조용한 '그림자형'이다.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지난해 7월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으나 1년간 쓴 글은 16개다. 그는 "얼마 전 '경제신문 기자와 OO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을 건데 여기 가본 분 계시냐'고 썼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서운했다"고 말했다. 엄 차관의 팔로어는 16명,그가 팔로잉한 이는 6명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