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면 골프팬들의 시선은 영국으로 향한다. 브리티시오픈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이번 주말 브리티시오픈을 시작으로 셋째주에 브리티시 시니어오픈,마지막 주에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줄줄이 열린다. 세계 골프계의 별들이 총출동하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어떤 역사가 새로 쓰여질지 기대하며 톱랭커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은 한여름의 즐거움이다.

1860년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은 오는 14일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 골프장(파70 · 7211야드)에서 개막한다. 진정한 의미의 오픈대회라는 뜻으로 'The Open'(디 오픈)이라고도 불리는 브리티시오픈은 남자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미국 밖에서 열리는 대회다.

브리티시오픈은 초창기에 스코틀랜드에서만 열렸다. 이런 전통을 깨고 출범 34년 만인 1894년 처음으로 잉글랜드에서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한 곳이 바로 로열세인트조지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은 올해 대회를 포함해 14차례 브리티시오픈을 유치했다.

올해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가 불참한 가운데 남자골프 톱랭커 가운데 누가 우승컵 '클라레 저그(The Claret Jug)'를 들어올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압도적인 타수 차로 우승한 북아일랜드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 선수 8명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린 '탱크' 최경주가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람의 아들' 양용은은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와 우승을 다투다 아쉽게 3위로 밀려난 뒤 이번 대회에서 설욕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들 외에 노승열 김경태 배상문 나상욱 등이 출전한다.

브리티시오픈이 끝나면 노장들의 대결인 브리티시 시니어오픈이 잉글랜드 서레이의 월튼헬스GC(파72)에서 21~24일 열린다. 총상금 200만달러를 놓고 펼치는 경쟁에 김종덕이 초청받아 출전한다. 김종덕은 최근 "올해 시니어 무대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다음주에는 여자 골프스타들의 샷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스코틀랜드 안거스주 카노스티의 카노스티골프링크에서 28일 개막한다.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청야니(대만)가 나흘간 펼쳐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지애 최나연 등 한국여자 골프선수들도 우승 사냥에 나선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