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존 리 변호사, 시카고 연방 판사 후보에 추천

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추천된 종신직 연방 판사 후보 가운데 한인 존 Z.리(44) 씨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딕 더빈(민주, 상원 원내총무)은 이날 리씨를 포함한 4명의 법조인을 연방 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판사 후보로 백악관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리노이 북부지원에는 3명의 판사석이 공석으로 남아있으며 또 다른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마크 커크(공화)는 더빈 의원과 별도로 전날 1명의 후보를 백악관에 추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상원의원이 추천한 5명 가운데 3명을 지명해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절차를 거친 뒤 종신직 연방 판사로 최종 임명하게 된다.

리 씨는 독일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자란 한국계 미국인으로 현재 일리노이 주 배링턴 시에 거주하며 시카고 대형 로펌 '프리본 앤드 피터스(Freeborn & Peters LLP)'에서 반독점, 통상규제,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상업 분쟁 소송(commercial litigation matters)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프리본 앤드 피터스'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리씨가 한인이라는 사실과 나이를 확인했다.

리씨는 하버드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우등 졸업한 후 미 법무부의 '환경 및 자연자원국(Environment & Natural Resources Division)' 법정 변호사(trial attorney)를 거쳐 검찰총장 특별 보좌관을 지냈다.

현재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돕는 사회기관 '시카고 아시안 휴먼 서비스(Asian Human Services of Chicago)'와 저소득층에게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CARPLS(Coordinated Advice and Referral Program for Legal Services)의 회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더빈 의원이 추천한 또 다른 세 명의 법조인들은 일리노이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로펌 '윈스턴 앤 스트론(Winston & Strawn)에서 활동 중인 줄리 바우어,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 '밀러 샤크맨 앤드 빔(Miller Shakman & Beem)'에서 활동 중인 에드 워드 펠드먼, 노스웨스턴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연방 검사를 지낸 후 로펌 '캐튼 무친 로즈먼(Katten Muchin Roseman)'에서 활동 중인 셸든 제너 변호사 등이다.

또 커크 의원이 추천한 1인은 노스웨스턴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연방 검사를 지낸 후 로펌 '메이어 브라운(Mayer Brown)'에서 활동 중인 존 타프 변호사다.

한편 미국의 연방 판사에는 종신직 판사와 임기 8년의 임기제 판사(Magistrate Judge)가 있으며 한인 출신으로는 지금까지 두 명의 종신직 판사와 두 명의 임기제 판사가 나왔다.

리씨가 추천된 종신직 연방 판사는 해당 지역 연방 상원의원이 이끄는 공천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제 판사는 연방 판사 선정위원회가 지원자를 대상으로 자격심사와 면접을 거쳐 지명한다.

리 씨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연방 판사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세 번째 한인 출신 연방 종신 판사가 되는 셈이다.

최초의 한인 연방 종신 판사는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연방 판사이기도 한 허버트 최(1916-2004, 한국명 최영조) 판사로 그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하버드 로스쿨을 마치고 1971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판사로 재임했다.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 주 루시 고(42, 한국명 고혜란) 판사가 한인 여성 최초이자 두 번째 한인 연방법원 종신 판사에 임명됐고, 시카고 연방법원 영 김(45, 한국명 김영배) 판사가 일리노이 주는 물론 미 중서부 최초의 아시아계 연방 판사에 임명돼 8년 임기를 시작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