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인 대부분이 학생들의 수업일수 부족에 대해 개탄하고 있지만 재정난에 처한 미국 학교들은 지금도 수업일수를 줄여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미국의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지난 9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정부에서 주는 재정 보조금이 줄어들자 미국 전역에서 수천개의 각급 학교들이 여름학교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주 4일 수업만 하면서 이 기간 내에 기존 과목 수업을 끼워넣는 등의 방식으로 수업일수를 줄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지난해 여름학교 예산을 기존 1천8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대폭 삭감해버렸다.

필라델피아와 밀워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절반에 달하는 학교들도 여름학교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없애버렸다.

뉴멕시코와 아이다호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오는 9월 시작되는 가을학기부터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학교수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년간 연간 수업일수를 5일이나 줄였지만 앞으로 재정사정이 더 어려워질 경우 수업일수를 7일 더 감축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미 연방 교육부의 저스틴 해밀턴 대변인은 "각급 학교들이 수업일수를 늘리기는 커녕 줄이려고 하고 있어 기존 수업일수를 지키도록 하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연간 180일로 정해져 있는 수업일수를 늘려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기나 긴 여름방학을 거친 후 가을에 학교에 복귀하면 많은 학생들, 특히 빈곤층 자녀들이 지난 학기에 배운 것을 대부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이후 미국의 교육강화 필요성을 여러차례 역설했다.

안 던컨 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009년 취임 당시 미국의 학교 수업일수나 수업주간 등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40억 달러를 투입, 1천150개 학교를 구조조정하는 야심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각급 학교가 수업시간을 늘려 나가는 방향으로 새로운 학습모델을 찾도록 하고 이에 실패한 학교는 구조조정 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덴버시 외곽의 한 초등학교는 정부의 재정지원금을 활용해 주당 수업시간을 4시간30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중간점검 결과 각 학교들이 정부 정책을 잘 따라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주 르노 시에서는 한 초등학교가 정부 지원금으로 수업시간이 아닌 아침식사 시간을 15분 늘리는데 사용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