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214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490선을 목전에 뒀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56포인트(0.92%) 뛴 2145.3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미국 제조업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강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상승폭을 추가로 키워 장중 215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수가 214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월1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나흘째 '사자'에 나서 16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도 128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11거래일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개인은 37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도 매수 우위 기조를 나타내며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430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305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1735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전기전자업종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2%대 뛰었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 힘입어 IT(정보기술)주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으로 풀이된다. 2%대 오른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기 등이 1∼4%대 강세를 탔다.

증시 반등에 힘입어 증권업종이 3%대 급등했다. 시총 1위인 삼성증권이 나흘째 상승, 8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업종도 1%대 상승세를 탔다. 재차 52주 신고가를 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이 해외시장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외환은행 인수 기대가 높아져 2%대 상승했고, 이에 금융업종도 올랐다. 반면 외환은행은 고배당 결정 소식에 하락, 은행업종이 1%대 하락했다.

이와 함께 섬유의복, 유통, 보험, 통신 등 일부 내수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7% 넘게 뛴 두산엔진을 비롯해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주가 수주 기대를 바탕으로 2∼4%대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주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투표를 이틀 앞두고 유치 기대로 급등했다. 일신석재가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쌍용양회가 9% 넘게 치솟았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한가까지 오른 디지털텍을 비롯해 원익쿼츠, 쌍용정보통신 등이 7∼11%대 강세를 보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의 단기 하락 추세는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숨고르기 과정을 거치면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전망"이라며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지난달 초 수준으로 회복한 데 연동해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6개를 비롯해 516개 종목이 올랐다. 307개 종목은 내렸고, 73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490선 목전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9포인트(1.07%) 오른 489.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개인은 3억원 매수 우위, 기관은 127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선 상한가 17개를 포함해 632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3개 등 305개 종목은 하락했고 68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증시 강세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닷새째 하락, 장중 연저점을 새로 썼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보다 3.1원(0.29%) 내린 1063.5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