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베버 전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 총재(54 · 사진)가 스위스 UBS의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UBS가 한때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도이체방크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거론됐던 베버를 회장으로 영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베버는 내년 UBS 이사회 멤버가 된 후 2013년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베버는 독일 쾰른대 국제경제학과 교수,국제결제은행(BIS) 이사 등을 거쳐 2004년 47세의 젊은 나이로 분데스방크 사상 최연소 총재에 올랐다.

카스파르 빌리게 UBS 회장은 베버 영입에 대해 "경영승계와 조직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70세인 빌리게 회장은 베버에게 자리를 물려준 후 물러날 예정이다.

FT는 UBS가 베버를 영입함으로써 "경영승계 문제에 관해서는 라이벌인 독일 도이체방크에 한 수 가르쳐줬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은 2년 내 물러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는 아직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베버 영입을 추진했던 아커만 회장은 이 소식을 듣고 진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UBS가 설립 이후 139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을 회장으로 영입한 점과 금융감독 업무를 했던 인물을 데려와 강화되는 금융규제에 대응키로 한 점 등은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버는 2013년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200만 스위스프랑(25억원)의 연봉에 주식을 추가로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