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내년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원인 제공자는 이번에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다. '세계경제의 구원투수이자 유력한 대통령 후보'에서 하루아침에 '성폭행범'으로 전락했던 그가 다시 내년 프랑스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대법원은 지난 1일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무죄 가능성을 시사하며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칸이 무죄판결을 받고 프랑스로 돌아오면 과거보다 더 광범위한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의 복귀는 연임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 호텔 종업원 성폭행 미수혐의로 검거되기 전까지 스트로스칸은 프랑스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이다. 프랑스 내에 그가 음모의 희생자란 인식도 그의 대선 레이스 합류를 점치게 만들고 있다.

그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들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르코지 내각에서 장관을 지낸 중도파 정치인 장 루이스 보를루는 "그가 건강하고 (출마를) 원한다면 그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야당인 사회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프랑코 홀란드는 "스트로스칸을 위해 대선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FT는 "그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는 것과 환영받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의 여성에 대한 태도와 돈 문제 등 이번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은 사회당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FT는 "그의 컴백이 사회당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