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과 정보국장 체포영장도 발부…리비아 반군 "정의가 실현됐다" 환영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민간인 살상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해 반(反) 인류범죄 혐의를 인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재판부는 카다피와 함께 체포영장이 청구된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역시 친인척인 압둘라 알-세누시 군 정보국장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현직 국가원수를 대상으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이어 카다피가 두 번째다.

앞서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가 이끄는 ICC 검찰은 지난달 16일 재판부에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세누시 군 정보국장 등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당시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카다피는 비무장 민간인을 공격할 것을 명령했고 (명령을 받은) 친위부대는 저격수를 배치해 기도를 마치고 이슬람 사원에서 나오는 민간인을 사살하는 등 반 인류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재판부의 체포영장 발부로 ICC 검찰은 카다피를 비롯한 3명의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서게 되지만, 카다피 정권이 트리폴리에서 굳건히 버티는 한 이들을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군력을 업은 반군 세력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에야 이들의 신병을 확보, ICC에 인도함으로써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세누시 군 정보국장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해 ICC의 카다피 체포영장 발부를 환영했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ICC 재판부의 (체포영장 발부) 결정은 카다피 정권이 점점 더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음을 재확인시키는 것"이라며 "이로써 민간인 보호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나토의 명분은 더 확고해졌다"고 밝혔다.

리비아 반군의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이날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가 실현됐다"며 카다피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를 환영했다.

잘릴 위원장은 "우리는 카다피를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카다피를 숨겨주는 사람도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뤼셀.카이로연합뉴스) 김영묵.고웅석 특파원 economan@yna.co.kr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