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제장관 출신 의원들이 무상 포퓰리즘으로 치닫는 당의 노선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봉균 의원은 "아무리 좋은 것을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국민이 신뢰한다"고 쓴소리를 했고, 김효석 의원도 "반값 등록금은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좌클릭한다고 더 좌클릭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민주당은 원내대표와 대변인이 모두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온건한 시장주의자들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내부 변화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보다 더한 포퓰리즘 공약을 마구잡이로 내뱉고 있는 한나라당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새 대표가 되겠다고 출마한 후보자 7명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후보 대부분이 감세는 철회하고 등록금은 무조건 반값이다. KDI 출신의 경제학 박사인 유승민 의원은 여기에 고용할당제까지 수용하겠다고 한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했던 이른바 MB노믹스는 이제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케케묵은 유물로 전락해 타도와 부정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이 아니라 민노당 대표를 뽑는 경선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다 황우여 원내대표 같은 이는 "보수로는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지 못한다"며 계속 좌로 방향을 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투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한나라당은 사분오열된 형세다. 이런 식이라면 누가 새 대표가 되고 어떻게 지도체제가 바뀌든 우리는 한나라당을 좌편향 포퓰리스트 정당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라면 국민의 진정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좌클릭하고 민주당이 온건한 중도로 돌아선다면 시장경제의 이념과 원칙을 주장하는 이 땅의 진정한 온건보수파는 당연히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