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위너라면 사퇴"...백악관 "대통령ㆍ의회 일에 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외설사진 추문' 당사자인 앤서니 위너 하원의원(민주당)에 공개적으로 사퇴 압력을 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NBC방송과 인터뷰 녹화에서 "내가 위너라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너 의원의 사퇴를 직접적으로 촉구하지는 않았지만 "국민들이 일자리와 주택대출, 고지서를 걱정하는 이 시기에 개인적인 일로 방해를 받아 공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면 물러나는 게 맞다"며 압박에 가세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전용기 내에서 "위너 의원이 스스로 말했 듯 그 행동은 부적절하다.부정직함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것이 `방해(distraction)'라고 느낀다"면서 "대통령과 의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은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카니 대변인은 위너 의원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하지는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 압박에 가세함에 따라 의원직 유지 의지를 밝히며 정신과 치료를 위해 휴가를 떠난 위너 의원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위너 의원의 사퇴를 주장했으며,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위너 의원의 행동은 너무나 괴상하고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에릭 캔터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신경을 쏟아야 할 다른 일이 아주 많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위너 의원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상임위 위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