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53)이 정 · 관계 로비를 했던 창구로 그의 '마당발 인맥'이 거론되고 있다. 그가 금 가공사업에서 출발해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하는 과정에서 인맥을 이용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58년 개띠모임'을 통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동생인 동갑내기 지만씨와 깊은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만씨는 신 회장이 2008년 조세포탈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법원 방청석까지 찾아와 재판을 지켜봤다. 탤런트 윤다훈 씨가 찾아오기도 했다. 비슷한 나이인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51)도 이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인 C씨와 L씨,방송인 L씨 등도 고정멤버이며 이 외에도 여권과 재계의 유력 인사들을 수시로 불러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지만씨가 신 회장과 만날 때 정 수석 외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민병환 국정원 제2차장도 동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회동을 가진 장소로는 서울 청담동의 W 차이니스 레스토랑을 지목했다. 지만씨는 신 회장에 대해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지인 A씨는 "신 회장은 고졸 출신인데도 주변에 소위 명문대 출신의 '잘나간다'는 사람이 많았다"며 "저녁 식사를 같이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전화 연락이 와 동석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자신을 별로 내세우지 않고 사람들을 편하게 대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정 · 관계 인사들과 골프를 칠 때 삼화 프로골프단 소속 선수들을 불러 함께 치며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골퍼를 동원,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그의 측근인 B씨는 "금 사업을 하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는데 당시 금을 그냥 가지고 있었으면 값이 3~4배 뛰어 지금 더 큰 부자가 됐을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뛰어든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