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특임대사 인터뷰 "IOC위원들 가슴에 '평창' 새길 PT할 것"
"투표와 선거에선 2등이 없습니다. 이번 남아공 더반에서 제가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생각입니다. "

강원도지사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앞장섰던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임대사(사진)가 내달 6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위원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지난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진두지휘했던 그를 서울 역삼동 집무실에서 만나 유치전 뒷얘기와 새로운 전략을 들어봤다.

2003년 체코와 2007년 과테말라에서 평창의 실패는 쓰라린 경험이었다. 그는 "1차투표에서 두 번이나 1위를 하고도 결선에서 적은 표차로 떨어진 적은 IOC 유치전 역사에서 없었다"며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평창의 노력을 국제무대가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낙담은 더욱 컸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국민들의 충격도 컸죠.다시 도전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는 데까지 3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

돌아보면 지난 두 번의 도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2003년엔 평창이 평양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명인데다 한국이 동계스포츠 해당국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짧게 준비해 도전했습니다. 2007년엔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유치하면서 경쟁국들에 한국이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독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줬죠.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을 앞세운 러시아의 강력한 공세에 역전당했어요. "

그는 두 번의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하드웨어 측면에서 알펜시아리조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덕분에 올해 IOC 실사단원의 입에서 'extreme(최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IOC 위원 110명의 마음을 잡는 데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은 끊임없이 정성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는 것 외엔 비결이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경쟁 도시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보다 지명도가 낮은 평창을 IOC 위원들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IOC 윤리규정이 너무 엄격해요. IOC가 인정하는 행사나 대회 외에는 개별적인 접촉도 못하게 하죠.뮌헨이나 안시는 이전에 가본 위원들이 많은데 평창에는 와볼 수도 없으니 어렵더군요. 프레젠테이션과 홍보자료를 통해 평창이 이런 조건을 갖췄고 명분도 갖고 있으니 표를 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웠어요. "

평창의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IOC 위원 110명의 표심에 달려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50 대 50입니다. 끝까지 안갯속이죠.두 번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투표의 성향이 복잡다양합니다. 개인적인 소신과 철학,친소관계,국가 간 이해관계 등에 의해 표가 좌우되지요. 마지막 1분1초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릴 뿐이지요. "

그는 "두 번의 도전으로 IOC 위원에게 친숙한 얼굴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왜 유치전에 뛰어들었고,어떤 노력을 기울였으며,왜 열정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지 위원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호소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