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캠프캐럴 인근 지역의 다이옥신 오염이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27일 발표했다. 하지만 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섣부른 발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캠프캐럴 고엽제 매몰 의혹에 대한 미확인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돼 지역 주민에 불안감을 주고 있으나 현재로서 크게 우려되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05~2006년 왜관지역의 토양 중 다이옥신을 측정한 결과 농도 범위가 0.0325~0.0927ppt로,최대 농도가 일본의 일반 토양환경기준(1000ppt)의 10만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ppt는 토양 1g에 다이옥신이 1조분의 1g 함유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같은 검사 결과가 기지 외부에서만 진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한진석 국립환경과학원 연구부장도 "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지 인근의 모든 지역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이옥신 오염에 대한 왜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모니터링 자료"라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환경부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 결과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며 "이날 브리핑의 의도는 고엽제 관련 근거 없는 소문들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 미 양국은 이날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반경 2㎞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