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명당 1.15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1.6%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와 있다.

육아 비용은 얼마나 들까. 국립민속박물관이 임신 출산 육아 문화를 조사해 엮은 보고서 '엄마가 쓰는 육아일기'를 펴냈다. 2009년 출생한 김아라찬의 엄마 박성연 씨가 조사자와 조사대상자가 돼 임신 과정부터 출산,1년여의 육아 과정을 일기 쓰듯 엮었다. 회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관련 정보를 모았고 카페 회원 14명이 자신의 임신 출산 육아 경험을 기록하며 제보자로 참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임신에서 돌잔치까지 약 2년간 1818만5325원이 들었다. 웬만한 대학교 2년치 등록금이다. 구입한 육아용품은 553점이었다. 첫째 아이여서 물려받은 게 많지 않았다. 분유 기저귀 물티슈 등 필수 소모품과 의류 장난감 등 342점을 구입했다.

191점은 출산 및 돌 축하 선물 등으로 받았고,14점은 직접 만들었으며 6점은 대여해 썼다. 구입하는 데 총 536만1951원이 들었다.

맞벌이 엄마여서 아이를 돌봐준 친정어머니에게 드린 육아비도 만만찮았다. 거의 500만원이 들었다. 육아도우미를 쓰는 것에 비해서는 적게 들었다. 요즘 육아도우미는 한 달에 130만~150만원 정도 줘야 한다. 나머지 비용은 병원비와 예방접종비,돌잔치 비용 등에 들어갔다.

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의 안정윤 학예연구사는 "박씨가 아이 살림살이 327점을 기증해왔다"며 "2010년의 육아상황에 대한 타임캡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