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꿈꾸다 '팽' … 모텔사업으로 2000억 일궈
종잣돈 7억원으로 2000억원대 빌딩주가 된 대기업 출신 빌딩주가 화제다.

그는 강남에 1000억 원대 빌딩 두 채를 가진 빌딩부자다. 하지만 15년 전만해도 그 역시 평범한 월급쟁이 직장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건설업계 출신이다. 국내 모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 근무했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기업의 ‘별’, 임원을 꿈꿨다.

사내 정치 상황은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에 회사는 그를 버렸다. 사내 공로상 수상에서 그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동료에게 밀린 것이다.

“그래. 내 빌딩을 지어보자. 빌딩주가 돼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즐겨보자.”


사전 플래닝으로 승부하라

그의 첫 작품은 서초동에 지은 국내 최초 월풀 모텔이다. 해외 출장이 잦았던 그는 일본의 부티크 모텔에 착안했다. 당시 일본에선 작고 예쁜 모텔들이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식 부티크 모텔을 한국식으로 변형해 지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말마다 자비를 들여 일본 시장 조사에 나섰다.

그의 첫 작품은 대박을 쳤다. 젊은 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주말이면 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 모텔 업계 트렌드를 선호했다고 할 수 있죠. 모두 철저한 시장조사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이 모텔을 팔면서 25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현금 흐름을 만들라

첫 모텔 투자 당시. 그는 종잣돈 7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14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모 은행 지점장이었던 후배에서 모텔 사업을 시작하려는데 30억원이 든다고 솔직히 말하자, 흔쾌히 14억 원을 대출해 주었다. 그를 믿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9억원은 그동안 투자해뒀던 지방 땅을 투자했다.

하지만 그가 막대한 대출금을 일으킬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현금 흐름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떻게 이자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미리부터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통해 월급 이외에 현금이 나오는 창구를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월급 이외에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이 나오는 곳이 있었다.

그는 사업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제2의 월급통장’의 중요성을 예전에 깨달았다. 만일을 대비해 수도권에 현금 흐름이 좋은 상가에 투자해 둔 것이다. 그는 “동대문 종합 시장과 용인 등 투자해 둔 상가가 대출 이자를 감당하는 데 효자노릇을 했다”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현금 흐름을 체크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부동산은 다른 자산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이기에 현금으로 전환이 쉽지 않다”며 “부동산을 급하게 현금으로 전환하고자 할 경우에는 상당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현금 유동성 결여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렛대 효과를 톡톡히 본 빌딩부자 중에 한 명이다. 파격적인 레버리지는 종잣돈이 부족했던 그가 빌딩 부자가 점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지금의 테헤란로 빌딩 부지 매입 때도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가 97년 IMF 직후였다. 헐값의 땅이 나왔다. 지금은 평당 1억원을 상회하는 땅이 평당 380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가진 돈으로는 전체 500평인 땅 중에서 절반에도 못미치는 200평 밖에 살 수 없었다.

이때도 평소 돈독하게 쌓아놓은 인맥과 레버리지 효과는 ‘마술 같은 힘’을 발휘했다. 친분이 두터운 모 은행 지점장 덕분에 부족했던 자금을 메울 수 있었고, 원하던 곳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