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의 고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커지면서 비교적 시추가 쉬운 경질유,즉 '이지 오일(easy oil)'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경질유를 주로 생산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쿠웨이트와 함께 와프라 유전에서 중질유 시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질유는 경질유에 비해 시추가 어렵고 휘발유 등으로 정제하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

이 프로젝트에 새로 사용되는 시추 기법은 점성이 높은 중질유가 매장된 지층에 증기를 불어넣어 가열함으로써 점성을 낮춘 뒤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이처럼 어려운 프로젝트에 매달리는 이유는 최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고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당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중질유 매장량은 3조배럴 수준이며 이는 현 소비량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 세계가 약 100년간 소비할 수 있는 분량이다. 현재 기술로 발굴할 수 있는 것은 4000억배럴 정도며 중동지역에는 발굴 가능한 중질유가 780억배럴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