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두 달여 만에 1100원대로 상승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4원(0.77%) 오른 1101.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 3월 30일(종가 1104.2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국내 증시와 유로화 급락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역외 중심의 매도세에 전날보다 0.9원 내린 1092.5원 출발한 환율은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따라서 반등했다. 1.409달러를 기록했던 유로·달러 환율이 1.405달러대로 내려간 것도 환율 반등을 거들었다.

장중 유로화는 장중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부각되면서 장중 1.401달러대까지 급락했다. 그리스의 조기 총선과 미 은행에 관한 소식이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요 5개 대형은행에 대해 최소 170억달러 규모의 민사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환율은 국내 은행권의 롱플레이(달러 매수)에 1097원선까지 상승했다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상단을 제한당하면서 1096~1098원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장 후반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확대하고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환율도 심리적 저항선인 1100원대를 뚫고 올라갔다. 역외 쇼트커버(달러 재매입)가 가세하면서 환율은 1101.8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한 채 장을 마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장중 부각된 악재에 시장이 출렁이면서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1100원 저항이 깨졌기 때문에 거래 수준을 좀 더 높인 채 1100원 안착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변 연구원은 "장중 나온 악재에 대해서는 아시아 시장이 가장 빨리 반영했기 때문에 밤사이 추가적인 악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1100원대 저항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89포인트(1.26%) 하락한 2035.87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7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28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25엔 하락한 81.89엔을 나타내고 있으며 유로·달러는 1.4042달러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