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이 찜한 최재림 "파격적인 안무로 사춘기 항변"
내달 3일부터 두산아트센터서
뮤지컬 배우 최재림(사진)은 음악감독 박칼린의 애제자다. 내달 3일 개막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게오르그 역으로 3개월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을 달굴 그를 연습실에서 만났다. 185㎝의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다.
"키가 커서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해요. 무대에서 작은 동작을 해도 눈에 잘 띄니까 실수가 금방 탄로나고,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
고등학교 때 성악을 시작한 그는 경원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군악대 제대 후 무작정 박칼린 감독이 대표로 있는 청담동의 한 뮤지컬 스튜디오를 찾았다.
"2008년 9월이었어요. 작곡과에 있는 친구와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뮤지컬 '렌트' 오디션 1주일째더라고요. 외국 여성이 피아노 앞에서 파김치가 돼 있더군요. 6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왔었대요. '지킬앤하이드'의 주제곡 '지금 이 순간'을 불렀어요. 그 곡은 오디션에선 식상한 레퍼토리인데,노래를 시작하자 감독님이 자세를 고쳐 앉고 눈을 크게 뜨더라고요. "
그렇게 뮤지컬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는 2009년 '렌트'에서 에이즈 환자이자 컴퓨터 천재인 톰 콜린스 역을 맡았고 '헤어 스프레이' '남한산성' 등 대작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고2때 성악을 시작했으니까 남들보다 늦은거죠.오히려 그 점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성악을 오래 했던 친구들은 그 발성법을 버리지 못해 고생하는데,저는 두 장르를 넘나드는 게 편했어요. "
박 감독은 지금도 무서운 스승이자 섬세한 코치다. 잡념에 사로잡히거나 안일한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예리하게 잡아낸다. "가끔 친구들 만나 술도 오래 마시고 싶고 그렇잖아요. 술자리에서 세 시간 정도 떠들고나면 더 할 말이 뭐 있냐며 귀가를 독촉하곤 하죠.자기관리에 워낙 철저한 분이고,그 옆에서 배우다보니 저도 닮아가는 것 같아요. "
이번 작품은 1891년 독일을 배경으로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얼터니티브 록 계열의 강렬한 음악에 안무도 파격적이다.
"2009년 초연 때 보고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게오르그 역만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제가 그 역할을 맡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감성적이고 내면이 꽉 찬 역할이라 재미있어요. 젊은이들의 뜨거운 땀이 그대로 느껴질 겁니다. "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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