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홍송원 갤러리서미 대표(58)가 검찰에 구속기소됐다.오리온그룹의 미술품과 갤러리서미 법인자금 등 190억원 가량을 횡령하고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홍씨를 특정경제범뵈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미디어플렉스에 매각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Still Life’에 대해 당시 각자 대표이사였던 조경민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으로부터 “95억원 이상에 매도해달라”는 의뢰와 함께 넘겨 받은 후 횡령했다.그는 2008년8월 이 그림을 비롯해 대미안 허스트의 ‘Transcendent’,도널드 져드온 ‘Untitled 87-29 Studer’ 등 미술품 총 3점을 서울옥션에 임의로 담보 제공하고 95억원을 대출받았다.

‘Still Life’에 대한 횡령은 또한번 있었다.서울옥션이 2008년10월 홍콩 하이야트 경매장에서 이 작품을 경매했으나 다른 응찰자가 없어 서울옥션과 갤러리서미 간의 ‘동산양도담보부 대출약정’에 따라 갤러리서미가 95억원에 낙찰받았다.홍씨는 다시 점유하게 된 이 작품을 갤러리서미 소유인 것처럼 가장해 다른 미술품 7점과 함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사모 컨템포러리아트펀드에 담보로 제공하고 205억원을 대출받았다.대출 채무자로는 홍씨와 아들 박모씨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서미컬렉션 유한회사’를 내세웠다.

홍씨는 오리온그룹의 위장계열사인 아이팩에 매도했다 보관을 위탁받은 루돌프 스팅겔의 작품 ‘Untitled’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홍씨는 2010년8월 서울 서초동 미래상호저축은행 지점에서 이 작품을 비롯해 4점을 임의로 담보로 제공하고 갤러리서미 명의로 80억원을 대출받았다.

홍씨는 조 사장이 ㈜오리온에서 횡령한 40억원을 은닉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서울 청담동 고급빌라인 ‘청담 마크힐스’ 시행사 ㈜이브이앤에이는 오리온으로부터 빌라부지를 실제로는 209억여원에 사면서 169억원에 사들이는 것 처럼 꾸미고 차액 40억6000만원을 서미갤러리로 보냈다.홍씨는 회계담당 직원인 이모씨에게 지시해 40억여원 중 24억원은 이브이앤에이로부터 차용원금을 받환받고,16억원은 비젼윌로부터 미술품 판매대금을 받고,나머지 6000만원은 차용금 이자를 덧붙여 수령한 것처럼 가장해 허위 회계처리했다.홍씨는 비젼윌로부터 받은 것처럼 꾸민 16억원에 대해 허위 세금계산서도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갤러리서미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홍씨는 2006년5월 조 사장의 이웃인 부동산시행업자 박모씨로부터 5억5000만원에 대한 변제를 요구받고 서울 안국동 신한은행 지점에서 갤러리서미 법인 명의 계좌에 있는 5억5000만원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해 임의로 박씨에게 변제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