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5차 보금자리의 분양가가 얼마나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서울 고덕,강일3 · 4지구,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등 후보지 4곳 모두 강남권과 가까운 입지여서 분양가 산정기준이 되는 '주변시세'에 따라 실제 분양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전용 85㎡ 이하 보금자리주택은 현재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택지비(조성원가의 100~110%)와 건축비를 더해 가격이 결정된다. 하지만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의 과도한 시세차익을 막기 위해 '주변시세의 80~85%'선에서 정하기로 하고 지난달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분양가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과천시 갈현동 · 문원동 일대에 들어설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의 경우 도로 건너편에 있는 원문동 '래미안 슈르'아파트의 전용 85㎡ 이하 시세는 3.3㎡당 2200만~2300만원 선이다.

이곳의 보금자리주택을 래미안 슈르의 80~85% 선에 공급하면 분양가는 3.3㎡당 1700만~2000만원이 된다. 반면 지금처럼 택지비를 조성원가로 공급하면 추정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 안팎이어서 주변시세의 '반값'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가 과천지식타운과 가까운 안양 · 의왕을 주변지역에 포함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안양 관양지구와 의왕 포일2지구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300만~1400만원 선이다.

또 과천시와 안양 · 의왕시 아파트 시세를 모두 감안한 평균가(3.3㎡당 1700만~1800만원)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과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1300만~15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주변시세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3.3㎡당 분양가 격차가 1000만원 안팎에 이른다는 얘기다.

서울 고덕지구와 강일3 · 4지구도 마찬가지다. 고덕동의 평균 아파트 값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더라도 3.3㎡당 평균 1800만원,강일동은 1500만원 선이다. 이 경우 고덕지구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강일3 · 4지구는 1200만원 이상이 된다. 하지만 경계를 맞대고 있는 하남 미사지구가 3.3㎡당 933만~1042만원에 공급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주변 시세 기준을 해당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인근까지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연구용역 등을 거쳐 주변시세 기준을 새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