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17일 발표한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준 강남권'으로 분류된다. 서울 강남권과 가깝고 주택 수요도 비교적 많은 곳이어서다. 서울 강동 · 하남권은 고덕 · 강일3 · 강일4지구와 하남 미사지구 등을 합쳐 판교신도시 크기의 초대형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5차 지구 청약 때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4곳 가운데 3곳이 강동권

5차 지구 4곳 중 고덕 · 강일3 · 강일4 등 3곳은 서울 강동권이다. 규모는 작지만 시범지구 이후 신규 지정이 없던 곳 위주로 골랐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개발을 맡는다.

이들 3개 지구는 한강변과 가깝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지하철 5호선(상일동역) 등 대중교통 여건이 편리하다. 2015년에는 5호선 강일역도 개통된다.

3곳 모두 시범지구인 하남 미사지구(546만㎡)와 맞닿거나 가깝다. 이미 입주한 강일1,2지구(148만㎡)와 하남 풍산지구(101만㎡)를 합치면 총 개발면적만 913만㎡에 이른다. 강동 · 하남권에 판교신도시(929만㎡) 크기의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는 셈이다.

◆과천정보타운 '자족기능' 추가

과천지식정보타운도 강남권이면서 교통 여건이 좋은 편이다. 과천시 갈현동 · 문원동 일대로 지하철 4호선(인덕원역)이나 과천~봉담 간 고속화도로 등과 가깝다. 향후 제2경인고속도로 연결구간도 개통될 예정이다. 관악산,청계산 등도 인접해 주거 여건이 쾌적하다는 설명이다.

당초 과천시가 지식기반산업단지(과천지식정보타운)를 조성하기 위해 2009년 도시개발사업지구로 지정했지만 최근 공동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보금자리지구로 전환해 개발키로 방향을 틀었다. 지구 내 30만㎡에는 지식기반 산업용지도 조성된다.


◆입지 좋아 치열한 청약경쟁 예고

5차 지구는 입지여건에 비춰 강남권 시범지구에 버금가는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보금자리주택이 민간아파트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전예약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박민우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5차 지구 계획이 연말께 확정되면 시장 상황을 봐가며 사전예약 실시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16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현재 강동구 고덕동의 평균 아파트값(재건축 제외)이 3.3㎡당 1600만원,과천시는 2300만원,안양 인덕원은 1500만원 안팎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보금자리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80~85% 선에서 정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과천지식타운은 3.3㎡ 당 1500만~1600만원,고덕 · 강일지구는 1200만~1300만원대에 분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정 지역의 과도한 시세차익을 막기 위해 용지가격을 올려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보금자리주택 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과천지식타운지구는 과천 집값이 워낙 비싸 인덕원이나 안양 관양지구 등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팀장은 "청약저축 납입액 기준으로 고덕지구와 과천지구는 1500만원,강일은 1100만원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전용 85㎡ 이하는 모두 청약가점제가 적용돼 장기 무주택자가 아니면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가점이 낮다면 경쟁이 덜할 것으로 보이는 강일3,4지구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