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4개월의 굴곡 딛고 '제5의 메이저대회' 우승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긴 침묵을 깨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통산 7승에서 1승을 추가하기까지 3년4개월 동안 굴곡의 세월이 있었지만, 최경주는 조급해하지 않고 특유의 뚝심과 집념으로 버텨 기어코 우승을 일궈냈다.

최경주는 2008년 1월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근육량을 늘리고 스윙을 교정하면서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체중을 10㎏가량 줄인 탓에 클럽과 스윙이 몸에 맞지 않으면서 샷이 흔들리는 부작용에 허리 통증까지 나타났다.

'불혹'을 앞두고 찾아온 부상은 두고두고 걸림돌이 돼 깊은 슬럼프로 이어졌다.

소니오픈 직후 열린 뷰익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2008년 PGA 투어 5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9년에는 1개 대회에서만 톱10에 진입했을 뿐 22개 대회 중 9차례나 컷 탈락하고, 중하위권에 그칠 때가 많았다.

이런 부진에 '은퇴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많았지만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허리가 낫기 시작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의 문턱에도 수 차례 다가갔지만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는 매일 언더파를 치며 우승을 노렸으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고, 올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까지 선두권에 있다가 후반 퍼트가 잘 먹히지 않은 탓에 공동 8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좌절의 순간마다 최경주는 끊임없이 장비 교체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며 때를 기다렸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그립이 두 개가 장착된 독특한 퍼터를 들고 나오는가 하면,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집념은 빛을 발해 최경주는 최근 세 개 대회에서 연속 톱10에 드는 쾌조의 감각을 유지했고, 마침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특급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에 이르렀다.

올해 초 "넘버 8(8번째 우승)이 오면, 넘버 9와 10은 금방 올 것"이라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던 최경주.
그는 이제 PGA에 입문한 11년 전부터 꿈꿔온 '통산 10승'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유에스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 우승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최경주 PGA 투어 우승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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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대회명 │최종 성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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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5월 │컴팩 클래식 │17언더파 271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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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9월 │탬파베이 클래식 │17언더파 267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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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10월│크라이슬러 클래식 │22언더파 266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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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10월│크라이슬러 챔피언십 │13언더파 271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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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17언더파 271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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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9월 │AT&T 내셔널 │9언더파 271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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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1월 │소니오픈 │14언더파 266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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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3언더파 275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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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