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재정부 관료들은 전혀 의외라는 반응이면서도 박 장관이 국정과제 전반에 대해 두루 알고 있어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재정부로서는 환영할 만한 인사"라며 "국정기획수석으로 국정의 굵직한 일을 정권 초반부터 해오셨기 때문에 업무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박 장관은 행정고시 23회로 현재 재정부 간부진이 젊은 층이므로 세대교체성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국정과제의 '마무리' 역할을 박 장관에게 맡겨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를 임기 말까지 차질없이 밀고 나가라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당국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하면서 경제팀의 일원으로 현 윤증현 장관과 정책회의 등을 통해 호흡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현 경제팀의 정책기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급작스런 정책변환 같은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장급 당국자는 "(박 장관이) 예전에 재무부 세제실에서 사무관과 서기관으로 지내면서 국제조세와 소비세 등을 담당해 세제 쪽에도 매우 밝다"며 "관료 시절에도 학구적인 스타일로 널리 알려진 분으로 전반적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직에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부의 한 과장은 "하마평에 오르내리지 않던 분이라 의외의 인사이긴 하지만 크게 놀랄만한 인사는 아니다"라며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이고 국정 전반에 걸쳐 정책기조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급 당국자도 "전혀 거론이 되지 않던 인물이라 의외"라면서도 "매우 학구적이고 성실한데다 꼼꼼한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고 있으며 인화력도 좋아서 관료사회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 장관은 고용노동부가 정부 과천청사에서 재정부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청문회 통과 때까지 고용부에 머무르며 재정부 장관 취임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서울 시내의 예금보험공사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재정부의 업무보고를 받아왔다.

현재 정부 과천청사 제1동은 고용노동부가 2층을,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3층을 나눠쓰고 있으며 4~8층은 재정부가 사용하고 있다.

박 장관은 2층의 고용부 장관실에서 7층의 재정부 장관실로 '수직이동'을 하게 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김준억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