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무한책임론 對 주류 독식배제론 충돌할 듯

4.27 재보선 패배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이 2일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연찬회는 오전 9시부터 `무제한 토론'으로 진행된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연찬회에서 모든 의원이 발언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연찬회의 핵심은 내년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해 `당 체질'을 어떻게 개선하느냐다.

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비롯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새 지도부 출범 등 향후 당 리더십과 직결되는 문제다.

배은희 대변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연찬회에서는 개혁과 화합의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며 "비대위 구성, 원내대표의 과제와 역할 등 향후 당 지도부 구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 측은 `주류 무한 책임론'을, 비주류 측은 `주류 독식 배제론'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새 지도부 구성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172명의 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득전'인 셈이다.

주류 측 한 핵심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야 총선ㆍ대선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명분"이라며 "비주류측의 대안도 없는 뺄셈의 정치는 비겁하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재보선 때는 제 역할도 하지 않은 소장파, 비주류들이 지금에 와서 `쇄신하자, 책임지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들은 한나라당 의원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주류 측은 연찬회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하기보다 경청하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재보선 패배로 입지가 축소된 상황에서 반격에 나설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비주류측은 당ㆍ정ㆍ청의 전반적 쇄신을 당이 주도하고 대대적 정책전환을 하려면 주류측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비주류측 핵심 의원은 "청와대의 일방적 국정운영이 독선과 아집으로 비치고 이를 제어하지 못한 집권당의 무기력함이 재보선 참패의 요인 아니냐"며 "당의 `청와대 거수기' 역할이 종식하려면 소신과 배짱이 있는 인사가 당 지도부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더이상 주류 중심의 당 운영은 안되며,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충돌 속에 연찬회에서는 ▲당권ㆍ대권 분리규정 폐지 및 완화 ▲국민참여경선을 통한 공천 문제 ▲추가 감세 철회를 비롯한 여권의 정책기조 전환 문제 등 쇄신을 위한 백가쟁명식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