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소기업에 대한 대출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탓이다.오바마 행정부가 소기업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에서 커피 수입업을 하는 사무엘 드미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대기업과 달리 소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실적악화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에디오피아에서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드미스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은행에서 10만달러 한도내에서 즉시 자금을 빌릴 수 있을 정도로 사업이 순탄했다.주문이 몰려들어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원두를 원하는 만큼 수입할 수 없었던 것이다.대출금 상환 일자를 꼬박꼬박 지켰던 그였지만 최근엔 은행들이 신용공여 한도를 줄이고,일부 은행은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드미스는 “은행이 사업자금을 빌려주지 않는 바람에 납품을 못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은 기름없이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WP는 오바마 행정부가 세금감면,미 소기업청(SBA)의 대출 확대,벤처캐피탈 활성화,규제 간소화 등 다양한 소기업 진흥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선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오스탄 굴스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소기업이 미국 경제 회복의 엔진이 되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WP는 “과거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소기업들이 경제회복을 주도했다”며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과 은행들이 실적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소기업들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했다.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소기업의 침체란 설명이다.
SBA에 따르면 미국 소기업들은 민간부문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15년간 신규 고용의 3분의 2를 담당했다.WP는 은행이 소기업에 대한 대출 조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고 적용하고 있는 것이 소기업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