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닮은 꼴’ ‘유승호 키스신녀’ ‘20kg 체중감량’.

배우 강소라가 데뷔 2년 만에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수식어를 갈아치울 태세다.

강소라는 새 영화 ‘써니’에서 ‘짱’이자 의리파 ‘하춘화’ 역을 맡아 시원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짱’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2009년 10월 영화 ‘4교시 추리영역’에서 유승호의 상대 역으로 얼굴을 알린 강소라는 이후 ‘유승호의 키스신녀’로만 주목을 받았고, 이후 출연한 드라마 ‘닥터 챔프’에서는 ‘정겨운 짝사랑녀’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그는 데뷔 2년 만에 주연 아닌 주연을 맡아 숨은 보석이 그 빛을 발하듯, 충무로가 주목하는 스타로 급부상 하고 있다.



# ‘써니 짱’의 실제 학창시절은…“소심하고 인형 좋아한 착한(?) 소녀”

강소라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 논란은 없었다. 연극과에 재학중이기는 하지만 그의 꿈은 연출이었기에 연기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은 부족했다.

“유승호라는 배우에 묻어간 거 같아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고, 함께 호흡하며 배우고 느끼는 연기를 해서 그런 거 아닌가 생각해요. 이번 작품 또한 심은경, 민효린 등 배우들의 열연에 묻어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거 같아요, 참 행운이죠.”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지만 배우로서 연기 욕심은 강하다. 때문에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에 대한 아쉬움과 목마름이 있었다.

강소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배우가 된 거 같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처음에 스태프들과 기술 시사를 하는데, 제 연기를 보고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혼났어요. 아쉬운 부분이 또 보여서 잘 볼 수 조차 없더라구요. 그런데 언론 시사 때에는 눈뜨고 봤어요. 전체적으로 보고 배워야 할 점들을 체크해야 할 거 같아서요. 그런데 제 연기만 보게 되더라구요. 다행인 것은 주변에서 ‘니 몫을 다했다’라는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강소라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 작품이다’라는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감독과의 미팅을 앞두고 남다르게 준비했던 비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거의 마지막으로 캐스팅에 합류했거든요. 급하게 된 케이스인데, 1차 대본 받은 후 2차에서 감독님을 만날 준비를 하는데, 인터넷에서 감독님 사진 다운 받아서 계속 바라봤어요. 미팅 때 떨지 않으려구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10분 동안 감독님이 저의 활발한 모습에 박장대소 하시더라구요. 아마도 그런 성격과 큰 키, 중성적인 목소리가 캐스팅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자신은 손사레를 치지만 곱상한 외모에 여성미 가득한 그는 캔디형, 청순가련형 캐릭터는 싫단다. 때문에 ‘춘화’라는 다소 거칠고 의리파인 인물에 끌렸다. 영화 속 흔치 않은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면서.



욕심이 났던 캐릭터였던 만큼 그는 영화내내 화려한 액션(?)과 실제를 방불케 하는 흡입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언론 시사 후 취재진으로부터 “학창시절에도 ‘짱’이었던 거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사실 몸치예요. 더더욱 싸움이라고는 한 번도 안해봤죠. ‘짱’과는 정반대인 극중 심은경 캐릭터처럼 소심하고 조용한, 어쩌면 그들을 동경했던 친구였어요. 믿지 않겠지만 인형 좋아하고 그런 마음만은 소녀 같은(웃음).”


# ‘써니 짱’의 꿈은…“대중들이 원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강소라는 데뷔 당시부터 시원스러운 이목구비로 김태희, 박지영 등과 닮은 꼴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그는 ‘외모’를 뒤로하고 “연기자가 되기 위해 20kg 체중을 감량했다”라고 여배우로서는 다소 숨기고 싶은 과거를 당당하게 털어놓으며 대중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제 얼굴이 시원하게 생긴 거지 예쁜 것은 아니에요. 그렇기에 이번 ‘짱’ 역에도 캐스팅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사실 체중 감량 발언도 감출 수 있다고 감출 수 있는 과거도 아니고,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다 밝혀질 텐데, 그런 것 보다는 연기자로 이슈가 됐으면 좋겠고, 인정 받는 게 꿈이죠.”

털털한 성격의 강소라 다운 발언이다.



외고를 보내고자 했던 부모님의 뜻을 뒤로하고 고교 시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접한 후 그는 ‘감독’이라는 꿈을 꾸게 된다.

연극부를 만들고 시나리오도 쓰고, 때론 무대 위 배우도 됐다. 그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無논란’ 배우 강소라를 있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는 연출이 쉬울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배우를 하다보니 참 좁은 생각이었다고 느끼고 있어요. 배우로서의 그 임무를 다하는 것만으로도 촬영장에서 벅찰 정도거든요. 앞으로 연기를 더욱 더 많이 배우고 싶어요. 어떠한 캐릭터를 고수하거나 구축하는 배우가 아닌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본이 돼 있는 배우가 되려면 아직도 해야 할 것들이 많더라구요.”

새 영화 ‘써니’를 통해 배우로서 충무로의 눈도장은 확실히 찍었다는 평가다. 특히 빼어난 외모를 뒤로하고 다소 중성적인 캐릭터에 대한 도전은 ‘국민 남동생 키스신 상대 배우’ 강소라가 아닌 ‘국민 누나’ ‘국민 짱’이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인지도가 올라가면 좋죠. 하지만 ‘스타’가 돼서 좋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 많이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충분히 좋은 거 같아요. 누구나 원하는 연기가자 되고 싶은 꿈을 위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멍석’이 마련되는 거잖아요.”

라이징 스타 강소라의 당찬 포부이자 꿈이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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