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서 수도 도쿄의 기능을 오사카 등지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일본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사진)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수도의 기능을 잘 분산할 필요가 있다. 도쿄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건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여진이 잇따라 일어난 점을 거론하며 "도쿄 바로 밑에서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졌다"며 "(수도 기능을) 분산하지 않으면 긴급할 때 치명적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그동안 '수도 기능 이전' 주장에 반대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도쿄 수도 기능의 일부 지방 이전이나 '부(副)수도 건설론'은 일본의 일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거론됐지만 도쿄도의 반대 등으로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도쿄도 지사가 수도 기능 분산을 주장해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JR도카이(東海)가 도쿄와 오사카를 한 시간에 달리는 '리니어 중앙신칸센'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점을 들어 "획기적인 계기"라며 "예컨대 증권시장은 오사카에 옮긴다든가,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