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일본 대지진 발생 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과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한 달여 만에 30% 가까이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10%가량 상승했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사자세'가 주춤하곤 있지만 외국인은 이번 달에만 60만주 넘게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SK증권은 동국제강의 1분기 매출은 1조4700억원,영업이익은 888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45.7% 증가한 규모다. 교보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을 87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강가격 인상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포스코가 지난 19일 후판가격을 t당 16만원 인상하기로 발표하면서 동국제강도 뒤따라 가격을 올릴 명분이 생겼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위원은 "동국제강은 상대적으로 원자재인 슬래브 가격의 상승폭이 낮은 상황이어서 가격 인상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엄진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t당 10만원 정도 올린다면 후판 마진은 1분기보다 4만원 상승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1298억원으로 1분기 추정치보다 50%가량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강세도 반가운 일이다. 수출 비중은 10% 선으로 낮은 반면 원자재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수입 원재료인 대한 유산스 등 순외화부채가 19억달러에 달한다. 임 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은 247억원,세전이익은 437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최근 원화 강세에 따라 3분기부터 본격 투입될 고가 슬래브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고로 사업도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인 밸레, 포스코 등과 브라질에 300만t규모의 고로를 건설해 2015년부터 슬래브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후판 공급 과잉이나 일본산 후판 수입 가격 약세 가능성은 하반기 국내 후판 시장의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4만9000~5만원을 적정 주가로 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올 예상 실적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적용한 5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