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은 풀타임 출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올 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볼턴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2010-2011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에서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고 0-5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1957-1958시즌 우승 이후 53년 만의 결승 진출은 물론 정상 탈환까지 노렸던 볼턴의 꿈은 산산이 깨졌다.

이청용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지만, 어이없는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날 박지성이 풀타임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고지 맞수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진 데 이어 볼턴마저 리그 하위권 팀인 스토크 시티에 패하면서 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의 올 시즌 FA컵 일정은 끝이 났다.

볼턴을 꺾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스토크 시티는 맨체스터 시티와 5월14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볼턴은 케빈 데이비스와 이반 클라스니치를 최전방 투톱, 마틴 페트로프와 이청용을 좌·우 미드필더로 세우고 스트라이커 요한 엘만더를 파브리스 무암바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뛰게 하는, 다소 공격적인 전형으로 스토크 시티에 맞섰다.

하지만 중원에서 볼 배급은 물론 상대 공격의 차단도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스토크 시티의 공세에 시달렸다.

볼턴은 경기가 시작된 지 11분 만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볼을 빼앗겨 선제골을 내줬다.

아크 정면으로 흐른 공을 스토크 시티의 매튜 에더링턴이 바로 왼발로 차 넣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볼턴은 허둥대기 시작하더니 전반 17분 추가골을 허용했다.

수비수 게리 케이힐이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로베르트 후스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볼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0분 다시 볼턴 골문이 열렸다.

저메인 페넌트가 자기 진영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공을 가로채 볼턴의 페널티지역까지 몰고 들어가 골 지역 왼쪽으로 패스를 찔러줬고, 켄와인 존스가 정확하게 오른발슛으로 스토크 시티의 세 번째 골을 뽑았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세 골 차로 끌려간 채 후반을 맞으며 전반전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클라스니치와 페트로프를 빼고 매튜 테일러와 마크 데이비스를 집어넣어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하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3분 존 월터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아 볼턴 선수들은 더욱 힘이 빠졌다.

월터스는 후반 36분 한 골을 더 보태 스토크 시티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