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사유없이 시청권 침해땐 시정명령 등 제재 가능
방송위 전체회의에 제재 안건 상정 예정


방송통신위원회는 MBC와 스카이라이프 간 재송신 분쟁으로 인한 수도권역 MBC HD(고화질)방송 송출 중단 사태와 관련, 전체 회의에서 제재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방통위의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방송법에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을 중단하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현재 MBC의 HD 방송이 수도권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에게 공급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과연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대상은 두 방송사업자 모두 해당된다고 김 국장은 덧붙였다.

방송법 99조에 따르면 방통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시청권 침해가 발생하면 시정명령을 비롯해 허가 취소, 허가 유효기간 단축, 업무정지 또는 이에 갈음하는 과징금(최고 5천만원) 부과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김 국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방송사업자 간 사적 영역에 대한 자율적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협상의 진행상황을 보고 시청자의 시청권이나 방송서비스 향유 권리가 침해된다면 필요시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MBC의 HD 방송 중단으로 47만가구가 실질적으로 HD 방송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양사에 분쟁해결과 시청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특히 스카이라이프에 대해서는 MBC HD 송출 중단에 따른 HD 가입자의 불편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 같은 조치는 사후적 대응이란 점에서 MBC와 스카이라이프 간의 분쟁이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사전에 시청자 보호를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지상파와 케이블TV 사이에 중대한 분쟁이 발생하면 '긴급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통신 분야의 '재정' 제도를 방송 분쟁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정제도는 분쟁 발생시 직권으로 중재안을 강제하는 제도다.

MBC는 14일 오전 6시부터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수도권역 MBC HD방송 송출을 중단했으며 오는 18일에는 SD(표준화질) 방송도 중단할 예정이라고 스카이라이프 측에 통보했다.

MBC가 예고대로 18일 SD방송까지 중단할 경우 수도권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MBC 방송을 전혀 시청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에만 의존해 TV를 시청하고 있는 수도권 난시청 1만1천가구는 원천적으로 TV 시청이 불가능해진다.

한편, MBC의 HD방송 중단 이후 방통위에 3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되는 등 시청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김병규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