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통령' 계속?..'부자 대통령' 등장?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이 전직 대통령들의 부인과 아들의 맞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인공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과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의 아들 리카르도 알폰신 연방 하원의원.
9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던 훌리오 코보스 부통령 겸 상원의장은 알폰신 의원이 자신이 속한 급진당(UCR)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전날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보스 부통령은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2008년 중순부터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단숨에 야권의 대선후보군에 포함됐으나 당내 경선 승리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압승이 점쳐지면서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해 코보스 부통령이 후보 경선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고 있으나 야권 후보가 알폰신 의원으로 압축되면 예상 외의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2000년대 들어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정치인이며, 지난해 10월 말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을 배가시켰다.

알폰신 전 대통령은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 종식 후 첫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아르헨티나 민주주의 회복의 상징적 인물이며, 2009년 3월 그의 사망은 이전까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알폰신 의원을 전국적 인물로 부상하게 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이 40%를 넘으면서 2위 후보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차 투표 득표율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3일 북부 카타마르카 주지사 선거를 시작으로 20여 명의 주지사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 시즌에 돌입했다.

카타마르카 주지사 선거에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당(PJ)의 루시아 코르파시 후보가 현역 주지사를 물리치고 승리했으며, 이는 재선을 노리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