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K5 하이브리드 내달 출시···도요타·혼다와 1라운드 대결
고유가 호기 만난 하이브리드카 맞대결 주목


다음 달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출시로 국산과 수입 가솔린 하이브리드카가 처음 격돌한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연비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이 일본산 하이브리드와 싸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5월께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쏘나타 및 K5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일본산 하이브리드카와 1라운드 대결에 돌입한다. 지금까지 가솔린 하이브리드 판매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가 거의 독점해왔다. 때문에 업계에선 내달부터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공식 출시에 앞서 '2011 서울모터쇼'에서 프리뷰 행사를 갖고 첫 선을 보였다. 두 차종은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고, 누우 2.0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에 30kW급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동력 성능은 둘 다 같다. 2.0 모델은 엔진 출력이 150마력으로 전기모터(41마력)를 더하면 최대치는 191마력이다. 2.4는 시스템 최대 출력 201마력을 확보했다. 이는 가솔린 세단과 대등한 수치다. 연비는 ℓ당 21km를 달린다고 회사 측은 발표했다.

국산 하이브리드는 그동안 내수 판매가 크지 않아 '실패작'이란 소릴 들었다.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써 성능이 크게 떨어진데다 소비자들의 구매도 저조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기름값 상승 탓에 288대를 팔아 2월(158대)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1분기 판매실적은 작년(1592대)에 비해 60.5%나 감소했다. 포르테 하이브리드도 판매 실적이 부진한 건 마찬가지였다.

반면 일본산 하이브리드카는 판매 상승세에 올랐다. 지난해 월 평균 100대 판매에도 못미쳤던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달 199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의 단일모델 판매 순위 8위에 올랐고, 렉서스 CT200h도 신차 효과에 기름값 인상마저 겹치면서 187대를 판매해 10위권에 진입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우스와 CT200h의 판매량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 CT200h의 국내 판매 가격은 2950만~4770만원이다. 이들보다 연비가 낮은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세단보다 500만~600만원가량 높게 책정, 가격대는 3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국산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늘어야만 국내 메이커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 경쟁력을 조속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일본의 특허를 빌리지 않고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