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형펀드 중 신흥국펀드의 반격이 펼쳐지고 있다. 연초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며 곤두박질치던 수익률이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신흥아시아 친디아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국펀드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신흥국에 긴축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며 중국,러시아,브릭스 펀드를 주로 추천했다. 선진국펀드에서는 미국펀드 정도만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신흥아시아 1개월 수익률 선두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아시아펀드는 지난 1개월간(7일 기준) 5.36%의 수익률을 올렸다. 친디아가 4.82%로 뒤를 이었고 중동아프리카(4.60%) 인도(4.22%) 글로벌이머징(3.59%) 중국(홍콩H · 3.57%)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일본은 대지진 충격에 9.31% 손실을 입었고 북미(-0.50%) 글로벌(-0.04%) 유럽(0.06%) 선진국펀드들도 하위권으로 처졌다. 다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북미(6.38%) 유럽(3.09%) 등이 중동아프리카(-7.73%) 인도(-7.93%) 등에 크게 앞서 있다.

박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증시가 오른 것은 총 통화(M2)와 신규 대출 증가율 지표에서 긴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도 "미국 기업이익의 상당 부분은 신흥국에서 나온다"며 "미 기업 실적개선은 신흥국 경제가 그만큼 좋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만 줄어들면 주가반등 요인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물가상승의 주요인인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신흥국 증시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신흥국펀드 선전 이어질 듯

큰 흐름에서 신흥국펀드들이 선진국펀드 수익률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연구위원은 "신흥국은 선진국 대비 높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시장 확대,고용시장 안정 등으로 여전히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신흥국지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6배로 2009년 4월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연말엔 13배를 웃돌았다.

외국인 투자 자금 흐름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대규모로 빠져 나간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에선 최근 2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증권사들이 해외에서 유망한 지역으로 꼽는 곳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 중심이다.

국내 6개 증권사로부터 해외 유망펀드를 받은 결과 'JP모간러시아'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 등이 중복 추천됐다. 나머지도 '삼성차이나2.0본토' '현대차이나A주' '신한BNPP차이나본토ETF' '우리러시아익스플로러' 등 이들 지역 펀드다. 원자재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JP모간천연자원도 4군데 증권사의 추천을 받았다. 선진국 투자펀드로는 유일하게 '피델리티미국증권'이 추천대상에 올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