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투신)들이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여파로 연일 주식을 내다 팔고 있지만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등에 대해선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6일 155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팔자' 우위다. 이 기간 팔아치운 주식만 2조2927억원어치에 달한다.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 이후 펀드 환매가 잇따르면서 투신권의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5일까지 모두 1조8708억원이 빠져나갔다. 2월 이후 급락장에서 한 달 반 만에 2조2394억원이 유입됐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순유출로 전환된 후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운용사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들어올 때도 1조4000억원 가량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들어오는 돈에 비해 주식을 덜 담고,빠져나가는 자금보다 더 크게 비중을 줄인 셈이다.

운용사들은 주식을 내다 파는 와중에도 현대차(1214억원) 하이닉스(1183억원) 현대모비스(893억원) 등을 사들였다. 기아차 GS건설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등도 운용사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환차익으로 추가 수익을 얻지만 기관은 주식만 갖고 이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은 적어도 초과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기관 매수 종목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7.35% 올랐지만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20% 가까이 치솟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