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시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신 전 사장의 변호인은 "이희건 명예회장에 대한 경영자문료를 횡령하지 않았고 금강산랜드·투모로에 부당대출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강산랜드·투모로에 대출이 이뤄진 시기는 은행권 대출 경쟁이 극심한 시기였다"며 "지시가 아니라 일산지점의 적극적 영업활동으로 대출이 성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행장 측도 신 전 사장과 공모해 3억원의 자문료를 횡령하고 재일교포 주주에게서 5억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신 전 사장은 "40여년간 은행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행장도 "신한 사태로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지만 조금도 신한 측에 폐를 끼친 사실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신 전 사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2월 금강산랜드㈜에 228억원, 2007년 10월 ㈜투모로에 210억원 등 모두 438억원을 부당 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신 전 사장은 2005∼2009년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회삿돈 15억6천600만원을 가로채고(특경가법상 횡령), 2008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재일교포 주주 3명에게서 8억6천만원을 받은(금융지주회사법 및 은행법 위반)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 전 행장은 2008년 2월 신 전 사장이 자문료 명목으로 조성한 비자금 15억여원 가운데 3억원을 현금으로 빼돌려 쓴 혐의와 지난해 4월 재일교포 주주 1명에게서 5억원을 전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