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적의 차이나머니가 한국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 원천으로 떠올랐다. 차이나머니가 국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육박했다. 최근엔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도 늘리고 있다.

2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국내 채권시장에서 차이나머니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에는 9.3%로 높아졌다. 차이나머니가 보유한 채권의 평균 만기는 4년으로 일본 다음으로 길었다. 국내 투자 규모가 큰 미국 자본이 보유한 채권의 평균 만기가 2년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나머니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나머니는 2008년부터 국내 주식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375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2009년에도 860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작년 순매수 규모는 1조56억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지난 2월까지는 51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두 달 동안 유럽과 조세회피 지역 헤지펀드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뺀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이나머니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외국인 전체 순매수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6%에서 작년엔 4.6%로 높아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외국인은 북미와 유럽,조세회피 지역 투자자"라며 "최근 차이나머니의 한국 주식 순매수 속도로 볼 때 조만간 국내 증시의 새로운 자금줄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자본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국부펀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어 한국 투자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작년 12월 열린 경제공작회의에서 국제수지 균형을 위해 CIC(중국투자공사)로 대표되는 국부펀드,QDII(중국 기관들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ODI(중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등을 통해 해외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작년 말 2조8000억달러에 육박했지만 CIC 투자 규모는 4000억달러,ODI는 25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고 QDII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여서 이들의 해외 투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