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일본 영화 '실락원'(사진)이 14년 만에 한국에서 개봉된다. 이 작품은 1997년 일본을 뒤흔들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국내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이 영화의 수입사인 크래커픽쳐스에 따르면 '실락원'은 다음달 28일쯤 국내에 선보인다. 일본 상영 당시 한 수입사가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예상해 '실락원'의 국내 판권을 샀다가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가 2004년에야 빗장이 풀리는 바람에 극장에 걸지 못했다.

크래커픽쳐스 측은 "어느 수입사가 판권 계약을 했지만 결국 개봉하지 못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 돈만 날렸는데 우리가 작년에 수입 계약을 다시 했다"며 "워낙 화제작이어서 이슈화하면 괜찮을 것 같은 데다 옛날 영화 같은 느낌도 전혀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보면 '색,계' 같은 영화에 비해 노출 수위가 떨어지지만 당시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했으며 이를 본떠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실락원'은 직장에서 한직으로 내몰린 중년의 출판사 편집장과 남편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30대 유부녀의 불륜을 다뤘다.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모리타 요시미쓰 감독이 연출한 것.1997년 일본에서 300만명을 동원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고 불륜과 성을 과격하게 묘사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쉘 위 댄스' '우나기' 등으로 유명한 일본 '국민 배우' 야쿠쇼 고지와 구로키 히토미가 출연해 일본 아카데미 남녀주연상을 탔다.

국내에서는 이영하 심혜진이 주연하고 장길수 감독이 연출한 한국판 '실락원'이 1998년 개봉됐지만 서울 관객 4만6000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