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군 보복 우려"..."EU가 난민 부담 분담해야"

리비아 반군 거점인 벵가지가 지난 19일 정부군의 공격을 받은 가운데 카다피 세력의 공격을 피해 동부 및 인근 국가로 탈출하는 주민이 부쩍 늘어나, 리비아 난민 사태가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의 에이드리언 에드워즈 대변인은 22일 "인접 이집트 국경지역에 있는 직원들이 난민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리비아 동부 가정과 학교, 대학 강당에는 난민 수천명이 머물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주 토브루크와 데르나, 아즈다비야 등의 도시에는 난민들이 대거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

에드워즈 대변인은 "이집트 국경 쪽으로 넘어온 리비아인들은 주민들이 카다피 세력의 보복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 떨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UNHCR은 이집트 쪽으로 탈출하는 리비아인의 수가 하루 평균 1천명으로 최근 들어 소폭 상승했다고 지난 19일 보고했다.

한편 서방 연합군의 일원으로 리비아 군사작전에 참가한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통해 대량 난민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번 작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대신 다른 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재스민 혁명' 여파로 튀니지 난민 1만5천명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 밀려들었으며 이 가운데 5천명이 아직도 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또다시 난민을 떠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UNHCR은 북아프리카 이민자 유입에 대처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다른 유럽 국가들도 도와야 한다고 이날 강조했다.

UNHCR은 "람페두사섬의 상황 탓에 국제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리비아 난민을 받아주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유럽연합(EU)에 난민 부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유엔은 내전을 피해 리비아를 탈출한 사람의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제네바.로마 AFP.AP=연합뉴스)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