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건설이 2개동 202채로 지은 울산 신정동 주상복합아파트 파크폴리스 1층 로비에는 독특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연구소나 산후조리원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샤워실이다. 황사나 공장지역 특성상 묻을 수 있는 먼지를 옷에서 떨어내기 위해 지난달 시공사가 갖춘 설비다.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진화하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등 단순한 하드웨어 수준에 그치던 것이 최근 들어선 주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관심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설계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 없는 차별화된 시설물도 경쟁적으로 배치되는 추세다.

코오롱건설은 2009년 8월 준공한 파크폴리스의 입주민 편의를 개선하고 지역 내 랜드마크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6개월간 단지 내 커뮤니티 설비를 대폭 보강했다. 에어샤워실에 앞서 56석 규모의 극장도 갖췄다. 국민적 관심을 끄는 각종 경기가 열리면 주민들은 응원전을 펼치는 공간으로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정관신도시에서 이지건설이 분양하고 있는 756채 규모의 '이지더원 2차' 단지 안에는 1500㎡에 이르는 교육커뮤니티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독서실과 개인공부방은 물론 미술실습실,악기레슨실,무용과 댄스 교습이 가능한 GX룸 등도 마련된다. 회사 관계자는 "독서실과 개인공부방도 운영해 학습지 방문교육이나 개인 과외 등을 집에서 받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이 2008년 12월 완공한 반포동 반포자이 '게스트룸'도 입주민 인기가 높은 커뮤니티 시설이다. 32㎡ 3실,49㎡ 6실 등 9실 규모의 게스트룸은 입주민 대상으로 운영된다. 잔치나 제사 때 찾는 친지,외국 방문 친지 등이 쓰는데 매일 5실 이상 예약될 정도다. GS건설 관계자는 "고속터미널과 가까워 지방에서 상경하는 친지들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커뮤니티센터가 일반 아파트단지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며 "건설업체들이 분양률과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