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어렵고 위험한 임무였다.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기에 충족감을 느끼며, 안도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달아오른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한 '10시간 연속 방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끝낸 도쿄 소방청의 파견대원 일부가 19일 밤 도쿄로 복귀했다.

사토 야스오(佐藤康雄.58) 총대장과 재해 구조 전문가인 '하이퍼 레스큐(특별구조대)'의 도미오카 도요히코(富岡豊彦.47) 제6방면대 총괄대장, 다카야마 유키오(高山幸夫.54) 제8방면대 총괄대장 등 3명이 도쿄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털어놨다.

도미오카 대장은 "힘들었던 건 어떤 점이냐"는 질문에 "대원들이었다"라고 말한 뒤 약 10초 정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원들은 매우 사기가 높았고, 모두 열심히 일해줬다.

(집에) 남아있는 가족에게는...정말 미안하다.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전 지역으로 떠나기 전 가족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다카야마 대장이 18일 후쿠시마 원전으로 향하기 직전 아내에게 "안심하고 기다려 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아내는 "믿고 기다리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사토 총대장도 아내로부터 "일본의 구세주가 되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무를 끝낸 이들은 자신들이 느낀 '방사선 공포'를 숨기지 않았다.

다카야마 대장은 이번 임무를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방사선량. "대원들이 수시로 (방사선량을) 측정하면서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고, (내게) 얘기해줬다.

동료들의 이같은 지원이 있었기에 임무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작전 내용도 설명했다.

사토 총대장에 따르면 파견대는 본인이 동의한 대원 중에서 선발했다.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간 것은 18일 오후 5시5분께. 작전은 소방차 1대와 굴절방수탑차 1대를 호스로 연결한 뒤 소방차는 원자로 부근 해변에, 굴절방수탑차는 원자로 바로 앞에 배치하는 것. 바닷물을 끌어와 원자로에 뿌리려면 소방차가 호스를 끌고 바닷가까지 가야 했다.

애초에는 소방차에 탄 채 호스를 바닷가로 끌고 갈 예정이었다.

8분이면 설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닷가는 원자로 건물 폭발의 영향으로 파편 투성이였다.

이를 피하려면 2.6㎞ 길이의 호스가 필요했다.

대원들은 일단 본부로 돌아가서 안전한 방법을 재검토했다.

결국 이들이 택한 방법은 갈 수 있는 곳까지 건물 파편을 헤치고 호스를 끌고 간 뒤 해변까지 남은 약 350m 구간은 대원이 소방차에서 내려 손으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굴절방수탑차를 세워놓은 곳은 원자로 2호기와 3호기 사이였다.

건물까지 거리는 불과 2m. 목표 지점인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한 3호기 수조까지 거리는 50m였다.

뒤쪽에는 만일의 경우 대원들이 굴절방수탑차에서 내려 대피할 수 있도록 대피용 마이크로버스와 특수재해 대책차를 대기시켜놓았다.

드디어 19일 오전 0시30분께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방수 현장의 방사선량은 작전 직전에는 시간당 60 마이크로시버트였지만, 물을 뿌린 뒤에는 '0'에 가깝게 내려갔다.

사토 총대장은 "(물이 수조에) 명중했다고 확신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