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4월7일 최고인민회의를 소집,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을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추대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국방위 부위원장 자리는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군부 장악을 위한 필수 코스다. 따라서 이미 후계자로 내정돼 우상화 작업에 들어간 김정은이 이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최고인민회의 소집에 대한 결정이 15일 발표됐다"면서 "최고인민회의 참석을 위해 대의원들은 4월5일과 6일 사전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격으로 내각 주요인사를 인선하는 기구다. 아직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년 4월께 열리는 정기회의에선 전년도 예산 결산 및 새해 예산 편성을 한 뒤 국방위원회와 내각의 주요 인선을 발표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김정은이 단번에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추대돼 명실상부한 '2인자'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후계체제 구축기에 국방위원회가 어떻게 짜여질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김정은이 국방위에서 어떤 자리를 맡는지를 보면 후계구도 구축 노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 · 28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된 김정은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나 부위원장에 선임될 경우 북한의 후계작업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사망한 이후 제1부위원장직은 공석인 상태다. 현재 국방위 부위원장은 오극렬 · 장성택 · 리용무 · 김영춘 등 4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권력 승계 2단계로 국방위 제1부위원장에 선출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에 대대적인 축제의 장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